당신은 날 이해하지 못하고 난 당신을 이해하고 싶지 않아요.
애정이라고 말하겠지만 당신의 그 어긋난 감정은 내게 조금의 도움도 되지 못했어요.
끊임없이 스스로의 존재를 증오해 온 아이가 무슨 말을 한다고 들어먹힐 리가 없다는 걸,
당신은 알 리가 없으니까요.
몇 년 전 학교의 황량한 옥상에서 발을 내딛다 가까스로 붙들린 어린 아이를 당신은 모를겁니다.
그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 입을 닫아버린 어린아이도 모르겠지요.
칼을 들이댄 당신의 옆에서 웃으며 심장을 가르켜보였던 여자애도 당신은 모를테고요.
내가 실패작스런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내가 변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게 좋게 비칠 리가 없다는 것도.
나 또한 이미 처음부터 당신에겐 그 무엇도 바라고 있지 않았지만.
날 쫓아냈던 그 때. 난 당신이 찾아오길 바라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위치에 자각이 있다면. 정말 내게 있어 그 위치를 인정받고 싶다면.
부디 내게 손대지 말아주세요.
이이상 날 비틀어놓지 말아주세요.
# by 루야 | 2005/10/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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